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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들의 지혜를 배우다,
부여 이엉이기로 잇는 시간

백제문화단지 생활문화마을을 높은 곳에서 내려다본 전경으로, 초가지붕과 기와집들이 겨울 숲에 둘러싸여 옹기종기 모여 있다
이맘때, 백제문화단지를 방문하면 초가 지붕에 새 옷을 입혀주는 이엉이기 작업을 목격할 수 있다. 매년 볏짚을 새로 엮어 지붕을 갈아주는 것으로, 선조들의 지혜와 삶의 방식을 엿볼 수 있는 전통 풍습이다. 이엉이기 작업 시즌에 맞춰 롯데리조트 부여에서는 아이들이 미니 초가집을 만들고 볏짚을 잘라 붙이며 오감으로 이엉이기를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키즈 프로그램 ‘꼬마 건축가 초가집 만들기’를 진행한다.
오늘은 내가 초가집 건축가!
늦가을부터 초봄까지, 롯데리조트 부여에서 차로 1분 남짓한 거리에 자리한 백제문화단지에선 이엉이기가 한창이다. 볏짚이나 풀잎을 엮어 만든 지붕의 재료를 이엉이라 하는데, 지붕의 보온과 단열 효과를 유지하기 위해 매년 새 볏짚으로 이엉을 엮어 지붕에 얹어 덮어주는 작업이 바로 이엉이기다.
단청을 입힌 웅장한 기와 누각 형태의 정문이 너른 돌바닥 마당 너머로 우뚝 서 있는 백제문화단지 입구 모습
오래된 잿빛 초가지붕 위로 갓 엮은 황금빛 볏짚 단을 새로 얹어 가는 이엉이기 작업을 푸른 하늘 아래 가까이 담았다
안전모를 쓴 작업자가 비계를 딛고 초가지붕 위에 올라 새 볏짚을 고르게 펴며 이엉이기 작업을 하고 있다
주기적으로 지붕을 손보며 집을 관리해온 선조들의 정성과 지혜를 직접 경험해볼 수 있도록 롯데리조트 부여에서 특별한 키즈 프로그램 ‘꼬마 건축가 초가집 만들기’를 준비했다. 본관 1층 본디마슬 내에 자리한 트래브러리 라운지에서 만 6~12세 아이들을 대상으로 매주 토요일 오후 2시부터 1시간 가량 진행되며, 롯데리조트 홈페이지 내 트래브러리 액티비티에서 예약 가능하다.
트래브러리 라운지에서 강사가 초가집 만들기 안내 화면 앞에 서고, 분홍빛 카운터에 앉은 아이들이 수업을 듣고 있다
꼬마 건축가들에게 주어진 세 가지 미션
트래브러리 라운지 내에 들어서니 자리마다 초가집 만들기 키트를 비롯한 체험 준비물이 놓여 있다. 준비된 배자를 걸쳐 입고 착석하면,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선생님의 질문으로 수업이 시작된다. “옛날 집은 무엇으로 만들었을까요?” “이엉이 뭘까요?” “초가집의 장점 3가지가 무엇인지 아나요?” 호기심을 자극하는 질문이 이어지자 아이들의 눈빛이 금세 진지해진다.
분홍 옷걸이에 나란히 걸린 흰색 누비 배자 두 벌, 노란 끈과 롯데 로고 배지가 달려 체험용으로 준비되어 있다
초가집 만들기 키트로, 레이저로 자른 나무 도안판과 잘게 자른 볏짚 컵, 풀과 가위가 작업 테이블 위에 놓여 있다
안경 쓴 여자아이가 흰 배자를 입고 작은 나무 집 모형의 골조를 두 손으로 조심스레 맞추며 집중하고 있다
설명이 끝나면 본격적으로 초가집 만들기에 돌입한다. 완성까지 총 세 단계로 진행되는데, 각 과정마다 선생님의 세심한 지도 덕에 어렵지 않게 즐기는 모습이다. 첫 번째 단계는 나무틀에서 벽과 기둥, 지붕 등 초가집을 구성하는 각각의 요소를 분리하고, 번호에 맞춰 조립하는 것. “이렇게 하면 되나요?” 아이들이 여기저기서 적극적으로 질문을 던지고 각자의 방식으로 시도해보는 사이, 초가집이 형태를 갖추기 시작한다.
배자를 입은 아이가 나무 집 모형에 작은 붉은 지붕 조각을 끼우고, 옆에는 볏짚을 얹은 또 다른 모형이 놓여 있다
흰 배자를 입은 남자아이가 조립한 나무 집 모형을 살펴보고, 테이블에는 도안 부품과 초가 모형이 함께 놓여 있다
아이의 두 손이 작은 나무 집 골조 위에 볏짚을 한 올씩 얹으며 미니어처 초가지붕을 엮어 가고 있다
이어지는 2단계 미션은 폭신폭신하게 엮은 볏짚을 한 올 한 올 지붕에 올리는 본격적인 이엉이기 체험이다. 짚의 끝부분을 가지런히 모아서 정리해가며 차근차근 지붕을 덮는다. 어느덧 마지막 미션! 가장 긴 벼를 세 갈래로 땋아서 만들어둔 용마루를 지붕에 살포시 얹어 붙이면 따뜻한 볏짚을 덮은 초가집 완성이다. 트래브러리 라운지에 딸린 야외공간에서 기왓장과 실제 이엉을 배경으로 자신이 만든 초가집과 함께 폴라로이드 사진을 남기면서 프로그램이 마무리된다. “어렵지 않고 재미있었어요.” “하나도 안 어려웠어요.” 각자 만든 초가집을 자랑스레 품에 안은 아이들이 재잘재잘 저마다의 소감을 늘어놓는다.
  • 프로그램 비용 : 투숙객 1인 30,000원, 비 투숙객 40,000원
  • 운영시간 : 매주 토요일 2:00pm~3:00pm
  • * 보호자 없이 참여하는 프로그램으로, 도움이 필요한 경우에 한해 보호자 동석 가능
배자를 입은 여자아이가 볏짚 컵을 곁에 두고 나무 집 모형 지붕에 짚을 붙이며 골똘히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배자 차림의 남자아이가 볏짚 지붕을 얹은 나무 집 모형을 만들고, 테이블에는 완성 중인 모형 둘이 놓여 있다
두 손이 작은 나무 집 골조 위로 마른 볏짚을 덮으며 미니어처 초가지붕의 이엉을 정성껏 올리고 있다
완성된 미니어처 초가집 모형이 황금빛 볏짚 지붕을 얹은 채 테이블 위에 단정하게 놓여 있다
흰 한복을 입은 남자아이와 여자아이가 직접 만든 초가집 모형을 두 손으로 들어 카메라 쪽으로 내밀고 있다
완성한 초가집 모형 옆에 아이가 그 집을 들고 찍은 즉석 사진 한 장이 나란히 놓여 있다
체험 전 둘러보면 좋을 곳, 백제문화단지 생활문화마을
백제문화단지의 오층 목탑이 기와 전각 지붕들 위로 푸른 하늘을 배경 삼아 우뚝 솟아 있다
붉은 기둥과 큰 기와지붕을 갖춘 백제문화단지 천정전 본전이 너른 돌마당 너머 푸른 하늘 아래 자리하고 있다
겨울빛 산자락을 배경으로 초가집들이 모여 있는 생활문화마을을 언덕 위에서 내려다본 전경
실제로 초가 지붕 위에서 진행되는 이엉이기 작업을 보고 싶다면 백제문화단지 내 생활문화마을로 향해보자. 백제문화단지는 100만 평의 부지에 백제 사비시대 왕궁인 사비궁과 대표 사찰인 능사, 개국 초기의 궁성인 위례성을 비롯해 고분 공원, 생활문화마을, 백제역사문화관 등을 아우르는 방대한 규모의 역사테마형 관광 단지다. 11월 초순부터 약 90일에 거쳐 위례성부터 생활문화마을까지 이엉이기가 한창이다. 이 시기에 백제문화단지를 방문하면 곳곳에 이엉이 놓여 있고, 이엉이기 작업이 이루어지는 광경도 직접 볼 수 있다.
황톳빛 흙벽과 나무 기둥의 초가집 툇마루에 갓 엮은 볏짚 단이 돌 기단 위로 쌓여 있는 모습
흙벽과 나무 기둥, 돌 기단으로 지은 너른 초가집 가옥 앞에 평상이 놓여 있는 생활문화마을의 한 채
흙벽 초가집의 나무 문 양옆으로 볏짚 단이 가지런히 쌓여 있는 출입구를 가까이 담았다
이외에도 백제인의 일상과 문화를 엿볼 수 있는 볼거리가 풍성해 아이들과 함께 둘러보기에 좋다. 서민가옥, 양반가옥 등 당시의 계층별 주거 형태를 그대로 재현해 놓았는데, 우물과 마구간, 외양간, 전통가마 등 구석구석 디테일이 살아있는 마을을 거닐다 보면 마치 시간을 거슬러 오른 듯한 기분이 든다. 미디어를 활용한 전시와 곤장 체험, 다듬이질 체험, 투호놀이와 제기차기 등 오감을 자극하는 즐길 거리가 마련돼 있어 한층 생생한 체험을 돕는다.
  • 관람 요금 : 대인 6,000원, 소인 3,000원
  • 운영 시간 : 화~일요일 11월~2월 9:00am~5:00pm, 3월~10월 9:00am~6:00pm(월요일 휴관, 단, 월요일이 공휴일인 경우 개관)
초가지붕 꼭대기를 덮은 용마름의 땋아 엮은 짚 무늬가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또렷이 드러나 있다
오래된 초가지붕 위에 갓 베어 온 황금빛 볏짚 단을 새로 얹어 둔 모습을 푸른 하늘 아래 가까이 담았다
까치 한 마리가 초가지붕 처마 끝에 내려앉고, 뒤로 기와지붕과 안개 낀 숲이 어렴풋이 보인다
작업자들이 드러난 나무 지붕 골조 위에서 볏짚을 길게 펴며 초가지붕 이엉이기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미니 인터뷰 with 이엉이기 작업 담당자]
Q. 이엉이기는 왜 필요한가요?
이엉은 볏짚을 엮어 만든 지붕 재료인데요, 촘촘하게 엮은 볏짚은 빗물이 집안으로 들어오지 않게 막아주고, 짚 사이사이의 공기층 덕분에 여름에는 시원하게, 겨울에는 따뜻하게 지낼 수 있게 해줍니다. 다만, 벼가 햇볕을 받고 비도 맞으면 점차 숨이 죽기 때문에 보통 1년마다 볏짚을 얹어 지붕을 보수하는 이엉이기 작업이 필요하죠. 한마디로 선조들의 지혜가 담긴 전통이에요.
Q. 백제문화단지에서 이엉이기 작업을 진행하는 시기는 언제인가요?
보통 벼 수확철에 시작해요. 이엉이기는 추수할 때 자른 벼를 한아름씩 엮어 초가 지붕에 올리는 작업이거든요. 올해는 조금 늦어졌는데요, 대개 10월 중순이나 11월 초순부터 시작해서 2월 말이나 3월 말까지 합니다.
Q. 백제문화단지에선 이엉을 어떻게 마련하나요?
이엉이기에 쓰이는 벼는 일반적인 벼와 달리 길이가 길어야 되거든요. 부여 인근의 저석리나 가증리에 논이 많기 때문에 벼 수확 한 달이나 두 달 전에 미리 계약을 해서 공급 받고 있죠
Q. 작업 중 힘든 점은 없나요?
아무래도 날씨가 가장 중요하죠. 비나 눈이 오거나 강풍이 불면 작업이 안 되거든요. 새 볏짚을 올린 초가 지붕은 공기층도 살아있어 보기에도 풍성하고 예쁜데요, 비가 많이 내리기라도 하면 숨이 죽어서 결과물이 잘 보여지지 않으니까 아쉽죠.
Q. 이엉이기 작업에서 가장 신경 써야 하는 과정은?
볏짚을 충분히 건조하는 과정이 중요해요. 볏단에 습기가 남아 있으면 곰팡이가 피기 쉽기 때문에 벼를 베면 일단 잘 말리는 작업이 꼭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