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JU

 

제주 해안도로 자동차 여행

현무암 바위가 깔린 제주 해안도로를 따라 흰색 세단이 달리고 멀리 바다 위로 섬 실루엣이 펼쳐진 풍경
제주 최대의 오름에서 현무암 기암괴석이 빚어낸 비경까지,
롯데리조트제주 아트빌라스를 출발해 서귀포의 다채로운 풍경과 숨은 매력을 발견하는
해안 드라이브 여행을 떠나보자.
들과 바다를 품에 안다, 군산오름
제주어로 난드르, 한자어로는 대평리라 불리는 서귀포 해안의 ‘넓은 들’을 감싼 군산오름은 360여 개에 이르는 제주의 오름 중 가장 규모가 크다. 해발 약 335미터의 정상 인근까지 차로 갈 수 있는 덕분에 많은 여행자가 수시로 찾는 곳이기도 하다. 좁고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가다 주차장에서 내려 5분 정도 오르면 금세 탁 트인 정상에 닿는다. 정상부에서는 마라도, 가파도, 형제섬 등 서귀포 앞바다의 섬은 물론, 인근의 산방산이 마주 보이고, 맑은 날에는 멀리 한라산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일출과 일몰의 풍경도 모두 장관이다.
마른 억새가 뒤덮인 군산오름 능선 정상에 두 사람이 올라서서 흐린 하늘 아래 풍경을 바라보는 모습
흙길 위에 노루 한 마리가 서 있고 주변으로 마른 수풀과 나무가 우거진 한적한 오름 산길
군산오름 마른 풀밭 너머로 원뿔 모양의 산방산과 서귀포 들판이 햇살 속에 아련하게 보이는 전경
오름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는 진지동굴은 일제강점기의 흔적. 일본군이 민간인을 동원해 지은 것으로, 연합군 폭격에 대비한 대피 시설로 사용됐다. 군산오름에만 9개의 진지동굴이 남아 있다. 제주올레길 9코스를 통해 군산오름 정상까지 걸어 올라갈 수도 있는데, 조천읍 군산리 마을의 등산로 초입부터 정상까지 약 1시간 30분 걸린다. 올레길을 산책하다가 운이 좋으면 오름을 누비며 먹이 사냥 중인 노루와 눈이 마주칠 수도 있다.

※ 롯데리조트제주 아트빌라스에서 군산오름까지 차로 20분 걸린다.
  •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창천리 564
법환포구 해안 산책로를 한 커플이 걷고 그 너머 잔잔한 바다에 솔숲을 인 섬이 떠 있는 한낮의 풍경
서귀포 앞바다를 곁에 두고 달리는 길, 법환포구 해안도로
법환포구는 제주도 남쪽 해안가에 자리한 작은 어항이다. 고려 말에는 군사적 요충지였고, 오늘날에는 서귀포의 다채로운 풍광과 한적한 분위기를 즐기려는 이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명소다. 제주 해녀 문화를 보여주는 해녀상과 조형물이 설치된 잠녀 광장은 마을의 상징이자 포토 스폿. 실제로 바다에서 물질하는 해녀를 볼 수 있는 것도 이 동네의 매력이다. 법환포구 일대에서 두머니물 공원까지 이어지는 해안도로는 탁 트인 바다가 동행하는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이기도 하다. 차창 너머로 범섬과 문섬, 섶섬 등 서귀포 앞바다를 수놓은 작은 섬이 바라보이고, 한겨울에도 온화한 기운을 품은 바닷바람이 기분 좋게 스친다. 오가는 차량이 많지 않아 마음에 드는 장소를 만나면 잠시 주변에 차를 세우고 산책을 하거나 경치를 감상하기에도 좋다.
짙은 청록빛 바닷물을 품은 외돌개 인근 해안 절벽에 소나무가 우거져 화산 지형의 비경을 이루는 모습
푸른 바다 위로 유람선 한 척이 흰 물살을 가르며 솔숲 우거진 섬을 향해 나아가는 서귀포 앞바다 풍경
물고기 형상의 조형물 앞에 그물을 든 어부 동상이 세워진 포구 광장과 그 너머 잔잔한 바다
해안을 옆에 끼고 달리는 구간이 끝나면 또 다른 볼거리가 기다린다. 두머니물공원에서 차로 10여 분 떨어진 외돌개는 서귀포의 빼놓을 수 없는 해안 절경 중 하나다. 약 150만 년 전 화산 폭발로 형성된 20미터 높이의 기암괴석이 해안 절벽에서 뚝 떨어져 홀로 서 있다. 온몸으로 해풍과 파도를 견뎌왔을 외돌개의 세월을 상상하니, 이름처럼 외로워 보이기보단 고고한 멋이 느껴진다.

※ 군산오름에서 법환포구까지 차로 35분 걸린다.
  • 제주 서귀포시 법환동
화가 이중섭의 행복한 시절, 이중섭거리
한국을 대표하는 근대 화가 이중섭은 서귀포와 유독 인연이 깊다. 한국 전쟁 발발 후 남한으로 내려온 그가 가족과 함께 피난살이를 한 장소가 바로 서귀포시 서귀동 512번지 일대, 오늘날의 이중섭거리다. 당시 그가 가족과 함께 살았던 작은 초가집이 이곳에 남아 있다. 네 식구가 머물렀다는 1.5평짜리 방 한 칸을 들여다보고 있자면, 불과 마흔 살의 나이에 세상을 떠난 그에게 서귀포는 어쩌면 가장 따뜻한 기억으로 남은 장소였을 것 같다.
벽화로 둘러싸인 공간에 한 인물이 앉아 사색하는 모습으로 세워진 청동 인물 조각상
도심 건물 사이에 보존된 옛 초가지붕 가옥의 정면으로 낮은 툇마루와 나무 문이 정갈하게 늘어선 모습
흙벽으로 마감된 좁은 방 선반에 흑백 인물 사진 액자가 놓이고 전구 하나가 매달린 소박한 옛 거처 내부
기와 얹은 가게와 노점이 늘어선 이중섭거리 초입 골목으로 전봇대와 표지판이 선 흐린 날의 거리
회색 콘크리트와 거친 돌 외벽이 어우러진 이중섭미술관 건물 정면과 앞마당으로 이어지는 보행로
현무암 돌담 위에 말과 마차, 사람들을 그린 색색의 타일 벽화가 길게 이어진 거리 풍경
2002년에 초가집 바로 옆에 개관한 이중섭 미술관은 신축 공사를 위해 현재 휴관 중이다. 대신 이중섭거리 초입에 자리한 창작스튜디오에서 <이중섭 아카이브 전시>를 만날 수 있다. 2027년 미술관의 재개관 전까지 이중섭의 예술 세계를 시기별로 나누어 총 5부의 전시가 이어질 예정이다. 이외에도 이중섭거리에는 서귀포시 최초의 극장이었던 서귀포관광극장, 핸드메이드 소품숍과 공방, 제주특산물 전문점, 카페와 음식점까지 다채로운 공간이 옹기종이 모여 있어 산책의 재미를 더한다.

※ 법환포구에서 이중섭거리까지 차로 15분 걸린다.
  • 제주 서귀포시 이중섭로 29 이중섭생가
로컬이 사랑하는 브런치 카페, 박스밀
원목 테이블과 의자가 놓인 아담한 양식당 실내로 안쪽에 오픈형 주방과 후드가 보이는 차분한 공간
크루통을 올린 크림수프와 카페라테 곁에 노릇하게 구운 햄치즈 샌드위치가 단면을 보이며 접시에 담긴 모습
샌드위치와 디저트 안내가 붙은 통창 아래 콘크리트 벤치가 놓인 아담한 가게 외관
이중섭거리에서 벗어나 서귀포중학교 방면으로 향하는 대로변. 연갈색 벽돌과 짙은 목재, 크림색 벤치와 차양이 어우러진 1층의 아담한 가게에 시선이 머문다. 남편과 함께 서귀포 맛집으로 사랑받는 양식당 센트로를 운영하던 아내가 같은 건물 안에 오픈한 브런치 카페 박스밀이다. 그녀는 주변에 아침 일찍 식사를 할만한 곳이 없는 게 아쉬워 직접 브런치 카페를 열었다고 한다. 새롭게 시작하고 2년 남짓한 시간이 흐른 지금, 박스밀은 올레길 여행자부터 동네 주민까지 모두가 애정하는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메뉴는 샌드위치와 포케 샐러드처럼 테이크 아웃하기에도 부담 없는 음식으로 구성돼 있다. 달콤한 사과잼과 갈릭마요소스의 조화가 매력적인 잠봉치즈 그릴드 샌드위치, 버섯과 새우, 아보카도를 비롯해 각종 채소가 푸짐하게 들어간 머쉬룸 앤 슈림프 포케가 인기 있다. 단호박, 양송이, 대파치즈 등 시기에 따라 제철 식자재로 조리하는 시즌 수프도 추천한다.

※ 이중섭거리에서 박스밀까지 차로 2분, 도보로 7분 걸린다.
  • 제주 서귀포시 태평로 449 1층
  • 수~일요일 7:30~3:00
제주 여행의 인생샷 명소, 소천지
백두산 천지를 닮았다는 서귀포 앞바다의 숨은 비경에 대해 들어본 적 있는지? 보목마을 해안가에 자리한 소천지는 제주에서도 아는 사람만 아는 명소였다. 인근 소쇠깍에서 출발해 이중섭 거리로 이어지는 제주 올레길 6코스가 열리기 전까지는 말이다. 올레꾼의 입소문을 타고 그 정체가 점점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한 후, 소천지는 서귀포 최고의 포토 스폿으로 꼽히게 되었다.
검은 화산 바위 사이로 맑은 물이 고인 소천지 웅덩이와 그 뒤로 소나무 숲이 우거진 해안 비경
거친 갯바위가 둘러싼 작은 못 너머로 잔잔한 바다와 섬들이 보이는 소천지 일대 해안 풍경
가파른 화산 절벽 위 소나무 곁에 자리한 전망 정자가 바다를 굽어보는 소천지 전망대 풍경
제주대학교 연수원 인근, 소천지 입구에 차를 대면 울창한 송림이 반긴다.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200미터가량 이어지는 소나무 숲길의 종착지는 소천지가 내려다보이는 전망대다. 여기에서 감상하는 소천지는 삐죽삐죽 거칠게 솟아 있는 기암괴석이 해안을 감싸며 마치 바다 위의 작은 호수 같은 독특한 풍경을 뽐낸다. 검은 바위 절벽에 둘러싸인 맑고 투명한 물빛은 그 자체로도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는데, 바람이 없고 쾌청한 날에는 한라산이 수면에 반영되는 장면도 만날 수 있다. 울퉁불퉁한 현무암 바위 위를 거닐며 소천지의 다채로운 풍경을 구석구석 살피고, 곳곳에 형성된 해식동굴을 관찰해보자.

※ 박스밀에서 소천지까지 차로 5분 걸린다.
  • 제주 서귀포시 보목동 1400